인생을 바꾼 장학금

미래를 이끌 인재를 성장시키는 것보다 멋진 노후는 없다

한국의 카네기, 태광사 이용희 회장

성실과 검약만으로 무에서 유를 창출한 자수성가 기업인이 고려대학교에 110억 상당의 건물을 턱 하니 기부해 큰 화제가 됐다. 심지어 그는 10여 년 전 서울대에도 100억 상당의 빌딩을 쾌척한 바 있다. 태광사 이용희 회장은 두 대학과 아무런 연고도 없지만, 이 나라를 이끌 미래의 인재 양성을 위해 아낌없이 재산을 쾌척했다. 한국형 자본주의 기부 모델로 손꼽히는 이용희 회장의 행보를 통해 우리가 함께 만들어 가야 할 기부 문화는 무엇인지 한 번 되짚어본다.

한국판 카네기 이용희 회장의 기부 철학


미국 기부 문화의 뿌리는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에서 시작한다. 스코틀랜드의 가난한 직물공의 아들인 카네기는 미국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그리고 1901년, 그는 모든 사업에서 손을 뗀 후 자선사업가로 변신했다. 그는 저서 <부의 복음>을 통해 ‘부자로 죽는 것이 가장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기업인의 기부를 독려했다.

카네기의 기부 정신은 워렌 버핏과 빌 게이츠, 마크 저커버그 등으로 이어져 미국 기업인의 사회적 선순환을 가능케 했다. 그리고 그들과 기부정신을 함께하는 우리나라 기업인이 고려대에도 기부를 실천했다. 태광사의 이용희 회장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학업을 포기하는 학생이 없길 바란다며 시가 110억 상당의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 건물을 고려대학교에 장학기금으로 쾌척했다.

그런데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이미 2008년 서울대학교에 100억 상당의 역삼동 빌딩을 기부하여 큰 화제를 모았던 것. 200억 원대의 장학기금을 개인 사업가가 두 대학에 쾌척한 것은 대한민국에서 전례 없는 일이다.

또한, 매 학기 장학생 50명을 선발하고 있는 ‘동곡(桐谷) 이용희 장학기금’도 개인 기부자로서는 고대 기부 역사상 최대다.

그는 어린 나이에 부모를 여의어 온갖 고초를 겪으면서도 다른 사람의 무거운 짐을 보면 대신 짐을 들어주는 삶의 자세로 주변의 신임을 얻었고, 대범한 사업 수완을 펼쳐 큰 부를 일궜다. 성공한 후에도 그는 사치하지 않았고, 손에 쥐기보다 나눌 곳을 찾았다. 그때 마음에 떠오른 것은 가난으로 마음껏 공부하지 못했던 아쉬움이었다. 그는 자신처럼 경제적 여건 때문에 꿈을 포기하는 인재들이 없도록 후원을 결심했고, 인재 양성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장학기금 기부를 실행했다.

기부를 위해 그가 내놓은 건물은 손수 건물 터를 사고, 공사 현장을 감독하며, 건물이 지어진 후에는 곳곳을 살뜰히 아끼고 관리해온 건물이다. ‘평생 애쓰고 아끼며 일군 건물을 기부한 것은 자신의 인생을 뚝 떼어준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하는 이 회장. 그런데도 남모르는 이를 위해 기부를 한 까닭은 이용희 회장의 이름을 건 장학기금이 대대손손 이어져 인재 육성의 밑거름이 되길 바라기 때문이었다.

그에게 기부는 곧 미래에 대한 가장 가치 있는 투자이며, 아름다운 유산을 후세에 남기는 것이다.

❝평생 애쓰고 아끼며 일군 건물을 기부한 것은 제 인생을 뚝 떼어준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도 기부한 것은 제 이름을 건 장학기금이 대대손손 이어져 인재 육성의 밑거름이 되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동곡(桐谷) 이용희

미래의 또 다른 후원자를 길러내는 마중물이 되길


이용희 회장의 기부가 더욱 뜻 깊은 이유는 아직 기부 문화가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한 우리 사회에 기부가 활성화되길 바라는 의지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실제로도 이용희 회장은 여러 매체와 인터뷰에서 “자신의 기부가 우리 사회에 기부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게 하는 씨앗을 뿌리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고려대에 전혀 연고가 없는 사람이 큰 기부를 했다는 것이 알려지면 고려대 교우들에게 좋은 자극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그는 “고대와 관계도 없는 사람이 모교에 기부하는 것을 보면 고대 교우들이 자극을 받아 더 많은 기부를 하지 않을까요? 그렇게 된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습니다.”라며 고대인의 기부 참여를 독려했다.

이용희 회장이 수많은 대학 중 고려대를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고려대는 숭고한 기부의 가치를 중시하며 기부자를 위한 맞춤형 장학금 설계, 투명한 집행 및 결과 보고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이 같은 철저한 장학기금 관리는 비단 최근 몇 년 새의 일이 아니라 운용 중인 모든 장학기금에 적용된다. 가장 오래된 장학금인 ‘만송장학금’은 1977년에 시작되어 지금까지도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으며, 인봉장학금 등 40년 가까이 운용되는 장학금이 많다. 이용희 회장은 이러한 고려대 장학기금의 기존 사례들을 믿고 기부했다.

기부의 선순환을 직접 실천하여 더 큰 가치를 실현하는 이용희 회장의 마음은 동곡 장학금 수혜자들에게 그대로 전달되고 있다. 장학금의 든든한 후원으로 마음껏 학업과 진로 준비에 집중할 수 있게 된 장학금 수혜자들은 입을 모아 이용희 회장에게 받은 따뜻한 마음을 먼 훗날 어려움을 겪는 누군가에게 돌려줄 수 있기를 희망했다. 이용희 회장의 기부에 대해 정진택 총장은 “모두가 하나라도 더 가지려 욕심내는 세상에서, 학생들을 위해 모든 것을 내어주려 하시는 회장님은 진정으로 존경받아야 할 분이다. 회장님의 선한 의지를 닮아 세상을 밝게 하는 인재들을 키우겠다.”라고 감사를 전했다

이용희 회장님의 선한 영향력 잊지 않겠습니다!

‘동곡 이용희 장학기금’ 장학생의 감사 편지

이용희 회장님의 크신 사랑. 고려대 재학생들은 그 따뜻한 온기에 움츠렸던 어깨를 펴고, 꿈의 씨앗을 싹 틔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짐합니다. 미래를 이끌 인재가 될 것을,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될 것을.

회장님의 응원에 힘입어 제 꿈을 이루겠습니다

김혜진(미디어학부 19)

지난 1학기부터 동곡 이용희 장학금을 받으며 학비 걱정 없이 학교 수업을 듣고 있어 늘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여름방학에는 제 이름으로 된 단편영화도 찍었고, 2주 전엔 제가 학회장으로 속한 보도사진학회에서 온라인 사진전을 열었습니다. 여러 활동들에 참여할 수 있는 것도 장학금 덕분입니다. 장학금을 받으며 느낀 점을 토대로, 타인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패럴스마트폰영화제의 기자단으로 참여하는 등 요즘은 소수자의 인권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늘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회장님 건강하세요.

회장님 후원이 헛되지 않게 훌륭한 미래 인재가 되겠습니다

조민재(기계공학과 16)

저는 이번 학기에도 수업을 열심히 들으며 학업에 집중하고 있고 학교의 메이커스페이스인 X-Garage에서 근로장학생도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X-Garage에서 제가 기획한 X-day 행사를 하였는데 잘했다고 소문이 났는지 헬로 메이커 코리아라는 메이커들의 큰 행사에도 초청받아 작품들을 전시하게 되었습니다. 회장님의 지원이 없었다면 학비를 위해 단순 아르바이트를 했을 텐데 제가 좋아하면서 스펙에도 도움이 되는 활동을 할 수 있게 지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회장님의 도움이 헛되지 않게 훌륭한 미래 인재가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